티스토리 뷰
목차
정유정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악의 3부작에 이은 욕망의 3부작의 시작.
8월 어느 날.
자동차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소로 향했다.
예약된 오후 2시에 맞춰 도착했지만 이미 많은 차량으로 기다려야만 했다.
기다리면서 딱히 할 일이 없었던지라 유튜브 어플을 켰고,
‘소설’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다.
첫 번째로 뜬 화면이 정유정 작가님 인터뷰였는데,
최근에 신간이 나왔고, 그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었다.
그 당시 기억에 남는 것은 악의 3부작에 이은 욕망의 3부작이라는 멘트와
소설 속에서 바이칼 호수를 묘사하기 위해 직접 다녀왔던 이야기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두 가지 이야기가 굉장히 와닿았다.
유튜브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바로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완전한 행복]이라는 책을 구입했다.
다음날 도착하자마자 바록 읽은 것은 아니고,
이미 그 당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을 읽고 있어 잠시 보류했고
앞에 두책을 다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 지루해져 정유정 작가님의 [완전한 행복]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정확히 말하면 8월 31일 100페이지 정도를 읽고 쉬었다가
다음날 오후 7시부터 자정이 넘어설 때까지 그 자리에서 전부 읽었다.
물론,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꼼짝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간만에 밤을 잊게 만든 소설이었다.
[완전한 행복]이라는 책은
행복을 얻기 위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하나씩 지워가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치밀하게 움직이고
자신의 의도대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한마디까지도 계획대로 내뱉는
신유나라는 캐릭터의 모습은 무서울 정도였다.
주변에도 자신의 계획대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주변인이 한두 명은 있을 텐데.
그런 인물들이 망상 + 광기가 더 해졌을 때 신유나라는 인물과 같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신유나라는 인물이 더는 소설 속에서만 등장할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 더 놀라웠다.
보통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책의 화자가 악인 또는 악인을 잡기 위한 형사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화자는 전지적 시점으로 악인의 행동에 대한 이유 하나하나를 독백과 같은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주곤 한다.
하지만 [완전한 행복]은 다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하되 악인인 신유나라는 인물은 절대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로지 신유나의 딸 ‘지유’와 언니 ‘재인’ 그리고 현 남편 ‘은호’의 시각에서 초점을 맞춘다.
결국 독자들은 신유나라는 캐릭터의 행동과 내면을 제 3자의 시각에서 밖에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굉장히 생소한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되어 있는데.
흡입력이 강하기 때문에 두꺼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생뚱맞은 이야긴데.
소설을 읽으면서 고수와 강동원이 출연한 [초능력자]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진짜 공통점 하나 없고, 관계성이 1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Review-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조영웅전 - 영웅문 (0) | 2021.09.19 |
---|---|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 - 이재범 (0) | 2021.09.12 |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 - 데이먼 나이트 (0) | 2021.08.19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0) | 2021.08.04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T (0) | 2021.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