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일단 하나 밝히고 시작한다.
    2020년 1월 20일 11시 11분 p109까지 읽은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김영하 작가님의 글이라고는 [여행의 이유]가 전부였다.
    물론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소설이 아닌 영화를 본적은 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이 영화가 어느 작가의 원작 소설이라는 것만 알았지 그 소설가가 김영하 작가인줄은 알지 못했다.

    다시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지금 김영하 작가님 빠돌이가 되어 있다.
    그가 집필한 수 많은 책 중에 나는 겨우 그의 책 1권을 읽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그의 열혈팬이라고 자부한다.
    유튜브의 여러 영상과 알쓸신잡에서 나오는 김영하 작가님의 지식과 언행에 매료되었고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그가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이자 책의 내용에 빠져들었다.
    결국 그의 산문집과 몇권의 소설을 한번에 구입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아마 나는 한동안 김영하작가님을 주제로 하는 글을 여러개 쓰게 될 것 같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 책도 역시나 사전에 책 내용을 찾아보지 않았고 그렇게 흰 도화지 상태로 책을 읽어나갔다. 참고로 나는 지금 정확히 13페이지를 남겨두고 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읽었던 보통의 소설들의 경우 서사방식이 보통 일정하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추리소설의 경우는 어떤 사건의 이유가 되는 발단으로 시작하여 사건이 점차 커지며 주인공의 활약을 예고하는 전개을 이어 주인공이 위기에 봉착하여 위기를 해결하고 사건을 해소하며 결말을 맞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소설...... 그 전개 방식이 전혀 다르다.
    단순히 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달라지는 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3페이지가 남은 시점이라,
    지금이 위기인지 절정인지 결말부분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감정이 증폭하는 절정단계를 아직 거치치 않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 책을 다 본것 처럼 찬양하는 글을 남기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1시간 전부터 책을 내려놓은 지금 순간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이 영화같은 장면들이 한번도 끊김없이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루하지 않았다”
    “흥미진진했다”
    라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마치 원테이크로 이어지는 길고 긴 한편의 이야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몰입하여 영화를 보다 어느 순간 잠시 배경과 주인공들이 아닌 영화관의 스크린이 보이기 시작하며 검은 프레임이 보이는... 이른바 영화속에서 벗어나 현실 스크린을 보고 있는 순간들 말이다.

    즉, 몰입이 깨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하지 않았다.
    한편의 영화를 계속해서 몰입하여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고 원테이크로 뮤직비디오가 계속 되는 것과 같은 느낌….
    단지 지금의 순간을 글로 남겨두지 않으면 머리속의 지우개가 영영 지워버릴 것 같아서 고작 13페이지를 남겨두고 글을 쓰는 이유가 그것이다.
    .
    .
    .
    .
    그리고 남은 13페이지를 방금 마무리했다.

    솔직히 살짝 후회 하고 있다.
    그 찰나의 고민과 감정을 기록하기 위해 멈췄던 11시 11분의 나의 행동에 대해서…

    그 13페이지를 남긴 시점이 결국은 이 책의 가장 절정 부분이 아니였나 싶다.

    끊김없이 흘러가던 이 소설은 재밌었고, 흥미있었지만 남은 13페이지를 남겨두고 그 재미가 다해버렸다. 왜 그때 책을 멈췄는지 후회되고 아쉽다.

    책을 마무리하고 생각해보자니 단 한번!
    딱 한번!
    멈췄던 그 순간이 결국 영원한 물음표로 남을 것 같았다.

    왜 C는 그녀를 영상으로 남겨두었고,
    그녀는 왜 영상을 그대로 남겨두는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왜 그녀는 결국 그런 엔딩을 선택했는지…
    나는 109페이지 동안의 스토리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남은 13페이지를 결국 이해하지 못했고 이 책의 끝에 다다랐다.

    책의 여운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더 남는 지금…
    기필코 이책의 후기에 대한 후기를 다시 남겨야 할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