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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기계발서에 경제관련 책을 읽다보니 술술 읽힐만한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간 어려운 책을 골라보다보니 멈추기 일쑤였고 한 책을 너무도 오래 지니고 있다보니 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택한 책이 [하얼빈]이었다.
사실 초반 80페이지까지만 해도 이토는 혼란한 조선을 바로 잡은 위인(?)이었다.
반면 안중근은 사냥을 하고 나라 걱정을 하는 중상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이때만해도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반전을 위한 큰그림일까? 아님 대한민국과 일본의 입장이 아닌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설마 친일문학인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토의 이야기를 할때는 작가의 주관적인 의견보다는 시대적 분위기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뿐 이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았다. 반면에 안중근의 이야기를 할때는 안중근이라는 사람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했고 그의 행실은 올곧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새로웠던 것은 빌렘이라는 천주교 신부의 입장에서 보는 안중근의 모습이었다. 우리가 아는 안중근은 독립투사였고 이토를 사살한 국민적 영웅이었지만 그를 잘 아는 그의 주변인이자 종교인이었던 빌렘의 시각에서 보는 안중근은 달랐다. 뭐랄까 빌렘이 보는 안중근은 성급했고, 뒤를 보지 않았다. 비록 세상은 혼란스럽지만 충분히 잘 살 수 있었음에도 그는 어려운 길을 '굳이' 택한 인물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스토리는 3개의 파트로 나뉘어 진다고 본다. 이토가 사살되는 시점까지가 1부라면 저격에 성공한 안중근의 옥살이가 2부 그리고 3부의 시작은 종교인의 입장에서 중도(?)를 지킨 뮈텔과 종교인임에도 인간성을 선택한 빌렘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아마 책을 읽기전까지 대부부의 사람들은 익히 1부와 2부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도. 하지만 뮈텔과 빌렘의 이야기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것이다. 뭐 이들의 이야기 자체가 책의 핵심 부분은 아닌지라 언급하는 것에 크게 스포일러 성향을 띄지는 않겠지만...그래도 안중근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면 책 읽고 후기라는 이름의 요약 보다는 책 자체를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뮈텔을 이토와 같은 부류의 빌런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 종교인으로서의 뮈텔의 행동을 가타부타 머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일제강점기와 광복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아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그저 개썅넘...
그냥 그의 선택은 굉장히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글로 마무리 한다.
p254
"이 세상의 배운 자들이 구사하는 지배적 언어는 헛되고 또 헛되었지만 말쑥한 논리를 갖추어서 세상의 질서를 이루고 있었다.
p258
"어려운 일이지만 그 길밖에 없다. 길이 빤히 보일 때는 이 생각 저 생각 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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