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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저주토끼 - 정보라

Easy_Sup 2023. 5. 4. 07:30

목차



     
    저주토끼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1차 후보가 발표되었을 때 한국 문학계는 몹시 놀랐다. 첫 번째 이유는 사상 최초로 한국 소설이 두 편이나 노미네이트되었기 때문이었으며, 두 번째 이유는 그 두 편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 비해 국내 문학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소설집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기자는 ‘무명의 부커상 후보’라는 단어를 써서 작가를 소개하기도 했다(SF계에서는 ‘어째서 정보라가 무명이냐’라며 탄식을 뱉긴 했으나). 그리고 최종 후보가 발표되었다. 그 ‘무명 아닌 무명’ 작가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저주토끼》에 대해 “마법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초월했다”, “현대 사회에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인함을 다루기 위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사용한다”라고 평했다. 관습과 허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래도록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정보라의 쓸쓸한 이야기, 잔혹한 유머, ‘정보라’라고 이름 붙일 수밖에 없는 장르의 정수가 《저주토끼》에 있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 그에 반해 저질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대충 섞어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이라고 선전하던 경쟁회사는 급기야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의 술에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다”는 흑색선전을 퍼트리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된다”며 비방을 일삼았지만 호소할 방법이 없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긴 소송 끝에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보다 못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대표작.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세상의 몹쓸 것들은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피해자(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에게 용서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저자
    정보라
    출판
    아작
    출판일
    2022.04.01

     

    회사에서 2개월에 한번씩 책을 읽자는 취지로 책을 사준다. 이미 며칠 전에 책을 여러권 주문해서인지 딱히 사고 싶은 책이 없었는데 그래도 하나를 고르기 위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를 훑어보니 저주토끼가 보였다.

    2022 부커상 최종후보로 오르게 되어 유명세를 탄 책으로.

    어 음 솔직하게 말해서 여지껏 보지 않았던 이유는 굳이 내 돈주고 사서 보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에 보류중이었던 책이었고 회사에서 사준다고 한 지금이다 싶어서 선택했다.

    그런데!!!

    부커상이라는 부수적인 스토리와 책 제목이 가져다 주는 임팩트는 분명히 강했다 하지만 언론에 노출된 정도 만큼의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는 책이 재미가 없었다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취향이 맞이 않을 뿐이라고 하고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좋은 소설집일 것이다.

    나와 취향이 다를뿐이지.

    '저주'라는 소재를 이용해 복수라는 스토리를 완성시킨 첫 에피소드는 나름 만족했다. 하지만 이어 나오는 에피소드 부터는 슬슬 취향을 타기 시작했다.

    나는 어렸을때 큰 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꽤 피를 흘린 경험이 있는데 그래서 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흘리는 것은 당연하고, 보는 것도 심지어 상상하는 것 마저도.

    그런데 에피소드의 주요 스토리가 피였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는 변(똥)......

    (참고로 변이 더 먼저 나오고 피와 관련된 스토리는 나중에 나온다)

    그렇다고 전부 맘에 들지 않았나?

    그것은 아니다. 7번재 에피소드였던 "흉터"는 최근에 읽었던 프랑켄슈타인의 장면을 떠올릴정도로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앞에 소설들과는 달리 호흡도 길었고. 나름 생각할 거리도 남겨주었다.

    10개의 에피소드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7번째 흉터라는 내용을 읽음으로 이 책을 읽는데 쓴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흉터를 접하지 않았다면 아쉬운 소리가 더 길어졌을지도 모르겠다.

    +

    한마디를 더 보태보자면 여성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본다면 책에 대한 재미가 더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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